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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한겨레] 야외축제 ‘엉만튀·슴만튀’에 고함…“슬램은 과격하게 손은 조신하게”


기사제목:  야외축제 ‘엉만튀·슴만튀’에 고함…“슬램은 과격하게 손은 조신하게”

보도날짜: 2017년 8월 22일

 

언론신문: 한겨레

 

보도기자:   고한솔 기자, 조진영 교육연수생

 

기사원문: 


여름 록축제서 성추행 빈발하자
여성단체들 기발한 아이디어 대응



#사례1. 오아무개(22)씨는 지난달 국내 최대 규모의 한 음악 축제에 갔다가 불쾌한 일을 겪었다. 공연을 보던 중 옆자리 남성이 오씨의 손목을 자신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겨 몸을 붙이려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음악 축제에서 가슴을 움켜쥐듯 만지고 사라지는 이른바 ‘슴만튀’를 당했던 오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오씨는 “공포스럽고 불쾌했다”고 말했다.


#사례2. 지난달 한 지역의 머드(진흙)축제에 놀러간 김아무개(24)씨는 ‘슴만튀’를 10차례 가량 당했다. 진흙을 던지고 노는 주변 사람 중에 누가 김씨의 신체를 만졌는지 특정할 수 없었다. 김씨는 “화를 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정신없는 현장분위기라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여름철 야외 축제 현장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각종 성추행이 올해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성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성추행 경고 문구’를 넣은 티셔츠를 제작?배포하는 등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록 음악축제에서는 슬램(참가자들이 원을 그리며 음악을 즐기다 몸을 일부러 부딪히며 즐기는 놀이)이라는 놀이문화가 유행인데 이때 성추행이 빈번하게 벌어진다.


장아무개(25)씨는 지난 6월 참여한 음악 축제에서 ‘슬램’을 하던 중 주변 남성들이 지속적으로 장씨의 허리를 끌어안는 추행을 겪었다. “싫다는 의사를 분명히 표현했는데 슬램 도중 정신없는 분위기를 틈타 계속 과도하게 신체를 붙이려 했다”고 장씨는 토로했다.


축제에서 벌어지는 성추행은 해마다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천에서 열린 록음악 축제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누군가 손을 집어 넣어 가슴을 주물렀다’는 등의 항의글이 빗발쳤다. 올해 이 축제장에서는 한 남성이 여성의 가슴을 두 손으로 만지다 지난 13일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여성 단체 등은 축제장에서의 성폭력을 줄이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 행동’을 벌이고 있다. 부산지역 페미니즘 단체 ‘페미광선’은 13일 열린 부산 록음악축제 현장에서 ‘슬램은 과격하게 손은 조신하게’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 40여장을 배포했다. 또 축제현장에 ‘페미존’을 운영해 성추행 걱정 없이 여성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보라 엑스(X)뮤직 페스티벌 기획단’은 오는 10월 여성 뮤지션들만 참가하는 공연도 준비하고 있다. 관객도 여성으로만 한정된다. ‘몰카나 성추행, 시선강간 없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목표다. 기획단 관계자 김윤영씨는 “그간 축제 현장에서 성추행이나 시선 강간(음흉하게 여성의 특정 부위를 쳐다보는 것) 등으로 불쾌함을 느꼈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런 불편함으로부터 자유로운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고한솔 기자, 조진영 교육연수생 sol@hani.co.kr



기사 링크: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07862.html#csidx36d3fd8b0e374a49bb60347ae435dd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