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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21 [민중의 소리]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취임에 여성단체 반발


기사제목: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취임에 여성단체 반발
              ‘세월호 희생자 성적 대상화’ 논란 계속.. 40개 단체 강동수 작가 사퇴 촉구



보도날짜: 2019년 1월 21일

 

언론신문: 민중의 소리 

 

보도기자:  김보성 기자

 

기사원문: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취임을 둘러싸고 부산 문화·여성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설로 세월호 희생자 성적 대상화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부산시 공공기관 대표이사 선임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성폭력상담소, 부산문화예술반성폭력연대 등 부산 40여 개 단체는 21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강동수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소설 ‘언더더씨’에서 세월호 희생자인 여성 청소년을 성적 대상화한 인물을 부산 문화의 대표로 결정한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월호 소설에 부적절 표현 논란
초기 대응이 사건 키워
결국 작가, 출판사 사과
이후 문화재단 대표 취임, 사퇴 여론

지난해 9월 세 번째 소설집 ‘언더 더 씨’를 펴낸 강동수 작가는 최근 글의 일부 표현이 문제가 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출판사 소개를 보면 소설집 ‘언더 더 씨’는 세월호와 용산참사 등 사회적 이슈를 모티브 삼고 있다. 수많은 이들의 죽음과 고통을 마주하고 묘사하며, 공동체 우울 현상에 대한 치료를 넘어 자본과 권력의 야만성·폭력성을 증언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소설에 등장하는 일부 내용이 문제가 됐다. 1인칭 시점으로 전개되는 소설에는 여고생인 세월호 희생자 단비가 먹고 싶은 과일인 자두를 상상하며 “엄마와 함께 갔던 대형마트 과일 코너의 커다란 소쿠리에 수북이 담겨있던 검붉은 자두를 떠올리자 갑자기 입속에서 침이 괸다. 신 과일을 유난히 좋아하는 내 성화에 엄마는 눈을 흘기면서도 박스째로 자동차 트렁크에 실어오곤 했는데…. 내 젖가슴처럼 단단하고 탱탱한 과육에 앞니를 박아 넣으면 입속으로 흘러들던 새콤하고 달콤한 즙액“이라고 표현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일부 독자들은 세월호 희생자의 입을 빌려 여성의 신체를 성적 대상화한 표현이라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온라인을 통해 논란은 퍼져나갔고, 강 작가와 출판사는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지 않은 결과라며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SNS에 올린 강 작가의 ‘천박한 문학텍스트 읽기’, ‘왜곡’, ‘극렬 페미니스트’, ‘편향과 무지’ 등 반박 글이 더 큰 파문을 불렀다.

결국 강 작가와 출판사 측이 8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과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강 작가는 “저의 단편소설에 대한 입장문이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감정적이었던데다 적절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된 것에 사과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향후 ‘젠더 감수성과 성평의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출판사 측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아프게 반성한다. 경솔한 표현에 상처입었을 분들에게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열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강 작가는 또다시 여성단체의 비판 대상에 올라야 했다. 강 작가가 부산지역의 문화예술계를 지원하는 공공기관인 부산문화재단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강 작가는 지난해 연말부터 시작된 공모과정과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자로 추천됐고, 16일 이사회를 거쳐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강 작가의 대표이사 선임 철회를 요구하는 여성단체의 성명이 이어졌고, 17일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1700여 명에 달하는 시민이 서명에 동참했다. 나흘 뒤에는 부산시청까지 찾아 공개 입장까지 발표하는 등 비판이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날 이들 단체는 지난해 불거진 부산문화재단 성추행 사태를 언급하며 “성평등한 예술계를 만들기 위한 변화를 이끌어갈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재단과 부산시가 눈과 귀를 닫고 있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오거돈 부산시장을 향해서도 “젠더, 성평등 의식이 결여된 인물은 재단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에 책임지고 사과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부산문화예술계 반성폭력연대의 한 관계자는 “가슴 아픈 참사에 여성 희생자를 성적 대상화 한 데다 논란 1주일 만에 문화재단의 대표로 선임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사퇴 없이 자리를 고집한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와 문화재단은 ‘대표이사 선임에 크게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는 “여러 부분을 종합해 결정했고, 취소 계획은 없다”며 입장을 언론을 통해 밝혔고, 부산문화재단 측은 “아직 공식적인 것이 없다”고 전했다.


원문 링크: http://www.vop.co.kr/A00001372617.html